CJ올리브영이 발굴해 육성한 H&B(건강·뷰티) 상품 수가 연간 5만 개를 넘어섰다. 대부분이 중소기업 브랜드로, 입점 이후 매출이 몇 배씩 증가하는 성공 사례가 줄줄이 나오고 있다. 국내 H&B업계에선 CJ올리브영이 ‘히트 보증수표’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CJ올리브영이 매년 이맘때 개최하는 어워즈&페스타는 한 해 동안 판매한 전 제품 중 구매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고의 히트작을 선정하는 행사다. 매년 수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 국내 H&B 관련 최대 페스티벌로 자리 잡았다.
CJ올리브영의 취급 상품 수가 매년 급증하는 것은 이 회사가 H&B 분야의 선두 플랫폼으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경쟁 관계였던 GS리테일의 랄라블라는 지난달을 끝으로 시장에서 철수했다.
신세계 시코르와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LVMH)이 운영하는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도 국내에선 힘을 못 쓰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국에 매장 1290개와 1200만 명 회원을 확보한 CJ올리브영의 지배력은 부쩍 커졌다. 올해 올리브영 어워즈&페스타를 수상한 128개 상품 중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 비중은 82%에 달한다.
롬앤은 배우 채시라 씨의 남편 김태욱 씨가 대표인 코스닥시장 상장사 아이패밀리SC가 만든 브랜드다. 유통업계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을 때 올리브영이 육성해 올 들어 11월까지 올리브영 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다. 지난해 9월 입점한 색조화장품 브랜드 ‘어뮤즈’는 올해 9~11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배 폭증했다.
CJ올리브영에서 부활의 기회를 잡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로드숍 1세대인 스킨푸드는 경영난에 시달리다가 2018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9년 만에 흑자를 냈다.
자체 로드숍에 의존하지 않고 2020년 말 올리브영에 입점한 게 계기가 됐다. 스킨푸드는 올해 어워즈 패드 부문에서 ‘캐롯워터패드’로 1위를 차지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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